안녕하세요.


 오늘 문득 90년대 저희집 컴퓨터를 관리해주시던 용산 썸머컴퓨터의 썸머아저씨가 기억이 납니다.


 당시 초등학생이었고 컴퓨터 사용이라 하면 하이텔 서당에서 어른인 척 다양한 글의 답변을 달고 나우누리 pdsforum 88 을 매일같이 다니며 진귀한 파일들을 모으던 때였습니다. 몇 년이 흐른 뒤 서당에 답변했던 글을 찾아보았는데 어린 아이가 썼을 글로 여실히 보였고, pdsforum보다 인터넷으로 서칭하는 게 더 좋다는 걸 알게 되었지만요.


 여하튼 그 시절 이 모든 걸 가능하게 해줬던 컴퓨터가 있었는데, 부모님께서 용산의 한 매장과 거래를 지속적으로 하셨습니다. 컴퓨터에 이상이 생기면 용산에서 집까지 출장을 오셔서 고쳐주시거나 다시 가져가서 교체를 해주셨습니다. 컴퓨터에 대한 지식이 전무했기에 어떤 술수(!)가 있었을진 알 수 없지만 썸머아저씨는 친절하셨고 컴퓨터에 다시 생명을 넣어주시는 멋진 인상을 가지셨던 분입니다.


 물론 지금 친구야 반갑다!를 하고 싶은 건 아니며, 소박하게나마 스스로 컴퓨터를 다루게 된 시점에서 썸머아저씨의 기술력이 새삼 대단하다고 느껴집니다. 컴퓨터 수리에 관련해서 익히 듣는 이야기 있지 않습니까? 메인보드에서 헐거워진 코드 하나 뽑았다가 다시 꼽고 출장비 5만원 받아가는 수리기사님에 대해 불편한 감정을 갖는 것. 경험과 노하우로 문제의 원인을 진단하고 해결할 수 있는 능력을 가진 분들께 진심으로 감사하다고 말씀을 전하고 싶네요. 지금은 물론 출장비 5만원이 아까워서가 아니라 스스로 해결한다에 의미를 두기에 되도록 혼자서 합니다. 저...절대 돈이 아까워서가 아닙니다.


 얼마 전 용산 선인상가에 갈 일이 있었습니다. zif관련 젠더가 필요하여 찾아갔었는데 선인상가 1,2,3층을 둘러보고나니 여전히 컴퓨터관련 물품들이 분주히 배달되고 수리되고 있더라구요. 문화가 바뀌어서 대부분의 작은 컴퓨터부품은 선인상가 지하1층의 한 매장에서 대규모로 판매하고 있었습니다. 결국 찾던 건 구하지 못 했지만, 지금 한창 퇴사하고 뭐 하면서 살지 고민하는 제게 활력을 주던 광경이었습니다. 이 외에 자주 찾던 전자랜드도 가보았는데, 역시 비디오게임 오프라인 매장은 전부 옮긴 듯 하였습니다.


 썸머아저씨가 용산에 아직 계실지는 알 수 없지만, 90년대 컴퓨터가 귀하던 시절 친구들에게 뭣도 모르고 "우리집 컴퓨터 486DX2야!" 라고 자랑할 수 있게 만들어 주셨던 부모님과 썸머아저씨가 갑자기 떠오르는 아침입니다.


 감사합니다.




P.S. 다시 생각해봐도 pdsforum 88(전체자료실) 의 위엄은 대단했던 거 같습니다. 구할 수 없던 자료가 없던 거 같은데.;;;

x61(t8100, ddr2 4gb, 128ssd, xga(tn))

x61t(l7700, ddr2 4gb, 80ssd, xga(va))

t61(t9300, ddr2 4gb, 128ssd+300hdd, sxga+(tn))

mackbook 2009 lat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