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는 원래 배터리 시간 긴 노트북을 좋아했습니다.
그래서 예전에 Thinkpad X250을 지르고, 배터리까지 추가로 질러서 참 만족스럽게 썼던 적이 있었죠.
당시 기본 내장 배터리 + 외장 배터리 + 추가 교체용 배터리 조합이면 모바일 벤치마크로 나오는 구라섞인 시간[...]이 아니라 온갖 작업 다 하고 중간중간 게임[...]까지 돌려도 20시간대 실사용시간을 찍어주는 게 참 좋았는데, 막상 쓰다 보니 제가 저 노트북을 사기 전에 미처 생각지 못했던 문제점이 드러났습니다.

그건 제가 아주 심각한 근시 + 난시가 있다는 거였죠.
눈이 나쁘다보니 안경도 도수 빵빵하게 넣어서 쓰지 않으면 일상이 안될 지경이라(안경 벗으면 횡단보도도 신호가 잘 안 보여서 못 건넘. 일상생활 불가급) 언제나 안경을 쓰고 있는데, 문제는 이렇게 도수 높은 안경을 쓰다 보면 골때리는 문제점이 생깁니다.

이놈의 안경 때문에 모든 사물이 실제보다 다 작게 보여요.
안경 도수가 높다 보니 체감상 모든 사물이 실제 크기의 66%급으로 작게 보이는 겁니다.

그러다보니 12인치급 X250의 화면은 제 눈에는 7.9인치대 아이패드 미니를 방불케 하는 크기로 보였고, 이걸로 장시간 뭔가 하기엔 화면이 너무 작게 보여서 피곤했습니다.
4:3 비율이 이래서 좋았던건데 
X61은 12인치급인데도 세로 길이는 요즘 15인치 노트북하고 동급이라고

그래서 그냥 산거도 아니고 레노버 사이트에서 사양 커스텀까지 하며 주문했던 X250을 눈물을 머금고 처분해야 했고, 그 돈에 보태서 그때 마침 출시되었던 15인치 울트라그램을 구매했죠.

스카이레이크 세대 15인치 그램을 사서 써보니 참 좋았습니다.
윈도우 7도 당시에는 지원이 되서 관련 드라이버도 있었고, 15인치급 크기를 그 가벼운 무게로 들고 다닐수 있다는 점은 굉장히 매력적이였지만 문제는 싱글채널 램에 배터리 시간도 좀 짧았다는 게 사용하면서 신경쓰이게 했죠.

특히 다른 건 몰라도 배터리 시간 문제가 발목을 잡아서 어디 다닐때마다 콘센트를 찾아 헤매는[...] 고생을 했어야 했죠.
(일본은 카페 가도 콘센트 없는데가 있는데보다 더 많습니다)

그렇게 열심히 고생하며 쓰다가 LG 그램이 인텔 카비레이크 세대로 업그레이드 되며 울트라그램과 올데이그램으로 라인업도 나뉘었다는 점을 들었을 때 참 기뻤었는데, 당시 카비레이크 그램은 기존 스카이레이크 세대 그램을 쓰던 제 입장에서는 기존 단점을 대부분 개선한 완전체스러운 뭔가로 보였습니다.
특히나 매력적이던 부분은 램 슬롯이 2개로 증가해서 듀얼채널 구성 가능 + 배터리 시간 대폭 증대였는데, 덕분에 이걸 질러서 3년동안 만족스럽게 잘 굴렸죠.

그런데, 2019년부터 LG는 이제 17인치급 노트북마저 휴대해볼만한 무게로 만들어서 내놓기 시작하더군요.
게다가 배터리는 또다시 더더욱 양이 증가하였고, CPU도 i5급 이상은 듀얼코어에서 쿼드코어급으로 업그레이드를 해서 성능도 대폭 향상시킨데다가, 2017그램에서 제한적으로 탑재하던 선더볼트3 단자가 기본적으로 들어갔으며, 이로 인해 휴대폰 충전할때 쓰던 보조배터리로 노트북까지 충전 가능한 시대가 열렸죠.
예를 들어, 샤X미 미뱅크 최신모델이 USB-PD 충전을 지원해주는 터라 이런걸 쓰면 사용시간이 더더더욱 늘어나게 되니까요.

그래서 결국 그동안 저를 위해 수고해주었던 LG 그램 15인치 모델을 떠나보내고, 17인치 그램을 맞이하게 되었습니다.
이제야 체감상 남들 15인치급 노트북 크기를 맛보게 됬습니다.

저는 2020년 모델, 아이스레이크 i5 사용 제품을 선택했는데, 일단 이쪽이 2019모델보다 배터리가 10%이상 더 대용량으로 탑재되었고, 내장그래픽 성능도 더 높으며, 인텔의 최신 공정을 쓴(10나노) 제품이라는 점이 마음에 들었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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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단 크기 비교입니다.
왼쪽이 17인치 그램 2020년 모델이고, 오른쪽이 15인치 그램 2017년 모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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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렇게 펼치고 어부바(?)를 시켜보면 화면 크기 차이가 확연하게 보이는데, 저 크기를 살려 16:10 화면비로 고해상도 모니터(2560x1600)을 탑재한 터라 화면도 선명하게 보이며, 활용도도 높았습니다.
(15인치 그램은 FHD 해상도)
게다가 기존에는 없던 지문인식 센서가 탑재된터라, 로그인할때 지문인식 편하게 쓸 수 있어서 이 부분도 상당히 좋다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현재로서는 크기와 무게도 그렇고, 전반적으로 만족스럽지만 쓰다 보니 몆가지 신경쓰이는 부분도 당연히 있었습니다.
먼저 충전기가 묵직해진(?) 점이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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왼쪽이 기존 15인치 그램에 쓰던 충전기이고 오른쪽이 17인치 그램용 충전기인데, 딱봐도 크기부터가 제법 차이가 납니다.
(그런데 그동안 저도 몰랐는데 이번에 비교해보고 나서 예전에 쓰던거 색이 좀 바랬다는 것을 처음 알았습니다)

이 묵직해진 그램 충전기 덕분에 제가 모바일 기기용 USB 충전기와 노트북 충전기 2개 들고 다니는 대신  USB-PD 충전기 하나 사서 그걸로 노트북하고 모바일 기기 같이 충전하자는 생각을 하게 됬지요.

그 다음으로는 구매 전부터 예상하고 있었지만 역시 발열이 신경쓰이는 부분이였습니다.
성능 면에서 기존에 쓰던 i5-7200U로는 한계가 느껴질 때가 많았던 터라, 이번에는 무조건 쿼드코어~핵사코어급 CPU 들어간 노트북을 구하기로 해서 i5-1035G7 들어간 모델로 구했는데, 예전 그램보다는 발열이 제법 있더군요.

그나마 노트북 크기 자체가 워낙 커진터라, 사람 손이 닿는 부분은 차갑게 유지가 되는데, 키보드 위쪽 부분을 만져보면 이 뜨끈뜨끈함이 금방 느껴지는 수준입니다.
딱히 빡센 작업 안해도 온도가 70~80도 초반을 왔다갔다 하는 수준이라 기존 제품들에는 최대 프로세서 상태를 약간 낮춰주는 정도로만 해도 발열을 어느 정도 줄일 수 있었지만, 이번에는 그거만으로는 부족하고 언더볼팅도 좀 필요하지 않나 하는 생각도 듭니다.

아무튼, 저처럼 시력이 안 좋은 사람이 쓰기에는 17인치 그램은 적극적으로 추천해볼만한 물건이라고 생각됩니다.
굳이 쿼드코어가 필요없다/저렴하게 가고 싶다/발열이 더 낮은거로 쓰고 싶다 이런 분들은 i5/i7 말고 i3탑재된 물건 고르시면 그거도 괜찮고요.